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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친구 부부상담을 매일 밤 거실에서 합니다

결혼 9년차 남편입니다 요즘 저녁 8시만 되면 저희집 거실이 상담소가 돼요 와이프 대학 동기 중에 한명이 남편이랑 사이가 안좋은데 거의 매일 와이프한테 전화를 해요 그것까진 괜찮습니다 친구니까 들어줄수 있죠 근데 이걸 스피커폰으로 해요 설거지 하면서 하느라 그렇다는데 저는 소파에 앉아서 남의 집 부부싸움을 실시간으로 다 듣고 있어야 됩니다 그 집 남편이 어제 몇시에 들어왔는지 카드를 어디서 긁었는지 시어머니가 뭐라고 했는지 제가 다 알아요 그 남편분 한번도 만난적 없는데 월급이 얼마인지도 압니다 어제는 그 집 남편이 몰래 주식을 했다가 날렸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와이프는 맞장구치면서 미쳤다 미쳤어 하는데 저는 얼굴도 모르는 남자 체면이 다 무너지는걸 옆에서 듣고 있자니 제가 다 민망하더라구요 그 집 사정을 이제는 그 집 장모님보다 제가 더 잘 알 지경입니다 처음엔 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애들 숙제 봐줘야 해서 거실에 있을수밖에 없어요 초등학생 큰애가 어제 그러더라구요 아빠 그 아저씨 또 술 먹었대? 그 말 듣고 진짜 민망해서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와이프한테 조용히 얘기했어요 이어폰 끼고 하던지 방에서 하라고 애들도 다 듣는다고 그랬더니 친구가 지금 이혼하네 마네 하는데 그런걸 신경쓰냐고 저보고 정이 없대요 그리고 끊고 나면 꼭 저한테 물어봐요 당신이 보기엔 그 남편 어때? 남자 입장에선 어떤데? 제가 거기다 뭐라고 하겠어요 목소리로만 들은 남의 남편을 제가 평가할수도 없고 대충 대답하면 성의없다고 하고 그 남편 편 조금이라도 들면 남자들은 다 똑같다고 하고 더 웃긴건 그 친구 남편이 저랑 같은 철도 쪽 일을 한다는 거에요 회사는 다르지만 그래서인지 와이프가 통화 끝나고 저를 보는 눈빛이 묘합니다 당신도 교대 끝나고 술 먹고 오는거 아니냐고 떠보기도 하고요 저는 끝나면 바로 집에 오는 사람인데 남의 집 남편 때문에 제가 의심을 받고 있어요 지난 주말엔 아예 그 친구가 집으로 와서 직접 얘기를 했는데 그날은 제가 애들 데리고 놀이터에 두시간 나가 있었어요 솔직히 이제는 저녁에 와이프 전화벨만 울려도 한숨부터 나옵니다 친구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퇴근하고 집에서까지 남의 집 사정 듣는게 너무 피곤해요 이어폰 하나만 껴달라는게 그렇게 정없는 소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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