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는 기관에 1968년생, 정년 2년 남은 부장님이 계십니다. 근데 이분 독특하십니다. 정말 법, 규정 이런 건 칼같이 지키고 나이나 직위에서 오는 권위 같은 건 절대 내세우지 않습니다. 최근에도 단체로 멀리 회식을 갔다가 복귀해야 하는데 차 가지고 온 사람이 적어서 한 명이 택시를 타야 했습니다. 근데 그 부장님이 아무 말도 없이 혼자 길가로 나가서 택시를 잡으시더니 가시더라구요 저희 기관은 1년에 한 번 직원 야유회를 가면 항상 집게를 잡고 고기를 구우십니다. 불 앞에 세시간 서 계신 것도 봤습니다. 야유회의 마지막 행사는 행운권 추첨인데 거의 직원 수 만큼 상품 또는 상품권을 준비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당첨됩니다. 제가 그 행운권 추첨 행사를 10년 넘게 봤는데 그 부장님이 당첨되었다면서 나오는 걸 단 한 번도 못봤습니다. 부장님은 당첨되어도 부하 직원들 선물 가져가라고 당첨 사실을 숨기면서 안나오시는 겁니다. 부장님은 매우 낯을 많이 가리는 분이라 정말 친한 사람 아니면 말도 잘 안 섞는 스타일입니다. 근데 이 분의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이 부장님이 특히 싫어하는 게 젊은 애들인데 어느 정도로 싫어하느냐면 일단 젊은 애들하고 말을 안하는 건 물론이고 인사도 잘 안 받아줍니다 경영기획실장님이기 때문에 기관의 사소한 것 까지 모를 수가 없는 위치입니다 젊은 직원들의 잘못에는 반드시 페널티를 가하고 큰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를 때립니다 돈 가지고 사고 내면 반드시 경찰에 고발합니다 다만 그 직원 앞에서는 절대 아무 표현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서류로만 말을 합니다 젊은 직원들과 대화를 안하는 이유도 특이합니다 젊은 놈들과 말을 하면 그놈들 싸가지 없는 모습을 봐야 되는데 말을 안하면 이런 꼴 저런 꼴 안봐도 된다는 게 이유입니다. 부장님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부장님께 농담을 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우리 부장님 독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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