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전에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어요 신호 대기 중에 뒤에서 들이받힌 거라 제 과실은 없었습니다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수술했고 지금은 일을 쉬고 있어요 회사는 결국 정리됐고요 입원해 있는 동안 보험사랑 합의 얘기가 오갔는데 제가 수술하고 정신이 없으니까 와이프가 대신 연락을 받았어요 그건 고마웠습니다 문제는 퇴원하고 나서 알게 됐어요 합의가 이미 끝나 있더라고요 금액을 듣고 좀 놀랐습니다 제가 알아본 거랑 차이가 컸거든요 앞으로 재활 치료비랑 일 못 하는 기간 생각하면 턱없이 모자란 돈이었어요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니까 처남이랑 상의해서 했대요 처남이 보험회사 다니는데 이 정도면 잘 받은 거라고 했답니다 더 끌면 오히려 손해라고요 처남이 보험회사 다니는 건 맞는데 자동차 쪽이 아니라 생명보험 영업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친 사람은 저잖아요 제 몸이고 제 일인데 저한테는 한마디 상의가 없었어요 와이프한테 왜 나한테 안 물어봤냐고 하니까 당신 그때 진통제 맞고 누워 있었잖아 내가 알아서 한 건데 왜 그래 고맙다는 말은 못 할망정 이러냐고 울더라고요 그 합의금 일부로 처남네 급한 대출 막아줬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잠깐 빌려준 거래요 곧 갚는다고요 지금 석 달째 소식이 없습니다 처남한테 직접 전화했더니 매형 몸은 좀 어떠시냐고 안부만 길게 묻고 돈 얘기는 쏙 빼더라고요 끊고 나서 와이프한테 말했더니 우리 동생 지금 힘든 거 알면서 꼭 그렇게 전화까지 해야 했냐고 오히려 저한테 화를 냈어요 변호사한테 한 번 물어봤는데 이미 합의서에 서명이 끝났으면 되돌리기 어렵대요 와이프가 제 위임장 받아서 했다는데 저는 그 위임장에 서명한 기억이 흐릿해요 수술 다음 날쯤 와이프가 서류 몇 장 내밀길래 보험 서류인 줄 알고 해준 거 같아요 재활 병원은 일주일에 세 번 다니는데 실비로 다 안 돼서 한 번 갈 때마다 몇 만 원씩 나갑니다 그 돈 낼 때마다 합의금 생각이 나요 요즘 밤마다 허리가 쑤셔서 잠을 못 자는데 아픈 것보다 이 생각 때문에 더 못 자요 앞으로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돈이 처남네로 갔다는 게요 와이프는 이제 다 끝난 일이니까 그만하자고 합니다 이걸 진짜 그만해야 하는 건가요 제가 너무 돈 얘기만 하는 건지 따질 건 따져야 맞는 건지 판단이 안 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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