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비상금 찾아서 다 썼는데 속이 다 시원하네요 결혼 12년차고 애는 중학생 하나 있어요 저희집은 결혼할때부터 월급 통장 하나로 합치고 용돈 받아쓰는 구조였어요 남편 용돈 월 50, 저도 똑같이 50 근데 몇년전부터 남편이 용돈 모자르다 소리를 한번도 안하는거에요 담배값이랑 점심값만 해도 빠듯할텐데 오히려 주말마다 낚시용품을 택배로 받더라구요 물어보면 회사 동료가 안쓰는거 줬다, 중고로 싸게 샀다 그러고 넘어갔어요 그러다 지난주에 남편 점퍼 세탁소 맡기려고 주머니 뒤지는데 체크카드가 한장 나오더라구요 제가 처음 보는 은행 카드요 그날 저녁에 남편 씻는 동안 폰 보니까 그 은행 앱이 깔려있는데 진짜 손이 떨렸어요 비번은 뻔하죠 애 생일 잔액이 870만원 있더라구요 입금내역 보니까 성과급 나올때마다 일부가 그쪽으로 빠지고 있었어요 회사에서 아예 계좌를 두개로 나눠서 받고 있었던거죠 저는 성과급 나오면 다 생활비 통장으로 들어오는줄 알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거에요 그 순간 생각난게 작년 겨울에 보일러 고장났을때 돈없다고 제가 친정엄마한테 백만원 빌렸던거 그때 남편이 옆에서 요즘 다 힘들다고 한숨쉬던거 그거 생각하니까 열이 확 오르더라구요 애 학원 하나 끊자고 했을때도 남편이 그래 요즘 다들 어렵대 이러면서 맞장구쳤었거든요 지 통장엔 870 있으면서 따지면 또 니 돈 내 돈 하면서 싸울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말 안하고 그냥 썼어요 친정엄마 백만원 갚고, 애 겨울 패딩 사고, 제가 3년째 미루던 치과 치료 받고, 남은건 애 이름으로 적금 들었어요 그리고 그 체크카드는 다시 점퍼 주머니에 넣어서 세탁소 보냈구요 어제 남편이 세탁소에서 점퍼 찾아오더니 한참을 방에서 안나오더라구요 나와서는 표정이 아주 썩어가지고 혹시 내 통장 건드렸냐고 묻길래 무슨 통장? 우리 통장은 하나잖아 했어요 남편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들어가서 잤어요 지가 뭐라고 하겠어요 없는 돈이었는데ㅋ 오늘 아침에 애가 패딩 고맙다고 아빠한테도 인사하니까 남편이 억지로 웃는데 그거 보면서 웃음 참느라 혼났네요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그래도 남의 폰 몰래 본건 좀 그렇다고 하던데 12년동안 저 속이고 따로 모은 사람한테 그 정도 예의를 차려야 하나 싶어요 치과 다 끝나면 이번엔 남편 용돈 동결 얘기를 꺼낼 생각이에요
📰
이슈
-
·
-
·
0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