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가 본인의 경조사(경사)를 전하는 두가지 유형.
과거 직장동료였던 자들의 결혼 소식을 접하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최근에 퇴사자에게서 받은 연락 두 개를 보고 글을 써봄.
유형 1. 제3자 대리 공지형
[개별문자로 온 공지]
예전 자재관리부에 계셨던 김철수 이사님의 차남 결혼식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 일시 : 2026년 12월 OO일(토) 오후 1시
- 장소 : 서울 강남구 OO컨벤션 3층
- 연락처 : 김철수 이사 (010-XXXX-XXXX)
- 마음 전하실 곳 : 신한은행 110-XXX-XXXXXX (예금주: 김철수)
유형 2. 당사자 직접 연락형
[본인이 직접 카톡이나 문자로]
이영호의 장녀 지은이가 12월 OO일(토)에 결혼을 합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도리이나, 이렇게 문자로 소식을 전하게 된 점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혼주 이영호 올림
- 모바일 청첩장 : (웹 링크 주소)
나는 경조사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하나 있다.
사람 사는 데 누구나 경조사가 있고, 슬픈 일
(조사)은 건너 건너 제3자에게 소식을 들어도 찾아가서 위로하거나 챙기는 게 맞다.
상주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황이 없어서 일일이 연락을 못 돌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일(경사)은 다르다. 몇 달 전부터 날짜를 잡고 준비하는 일인데, 최소한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을 받아야 축하하러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첫 번째 유형은 과연 나에게 본인의 경사를 '전달'한 걸까 의문이 드는 것을
떠나 불쾌한 생각마져 든다. 제3자인 자가 굳이 혼주가 원하지 않았는데 오지랖을 피운 것일 수도
있겠지. 아무튼 이 유형의 묘한 점은, 본인은 직접 초대하지 않았는데 제3자가 계좌까지 돌리면서
문자를 받은 수신자에게 의무감만 생긴다. 나는 이게 경사공지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
두 번째 유형은 정보전달 측면에서는 첫번째와 차이는 없다. 다만 본인 이름 석 자를 걸고
직접 연락을 돌렸다는 것 뿐.
제3자를 통해 본인의 경사소식과 계좌번호를 뿌리는 첫 번째 유형.
나는 저런 대리 공지문자는 나에게 초대장을 보낸 게 아니라 그냥 게시판에 붙은 전단지를
본 것으로 간주하고 아예 무시한다. 나중에 마주쳐도 불편할 일은 없다.
나는 그에게 직접 초대장을 받지 않은 것이니까.
이 내용을 대리문자를 보낸이, 이런식으로 우리회사에 경사소식을 전달한 사람들 모두
제발 봤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 같다.
나에게 청첩장을 직접 주지 않는 건 전혀 불쾌하지 않은 일이지만,
첫번째 유형으로 나를 초대했다고 생각하거나, 초대하지 않은 이에게 이런식으로
경사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