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장모님 말이면 이혼 얘기까지 꺼냅니다

결혼 8년차고 일곱 살 딸 하나 있어요 그동안 저희 집 큰일은 전부 장모님이 정하셨어요

신혼집 위치도 장모님 댁 근처로 정했고 애 어린이집도 장모님이 알아보셨어요 저는 그때마다 도와주시니 감사한 일이지 하면서 넘어갔어요 맞벌이에 애까지 봐주시니 할 말이 없었거든요

이번에 일이 커졌어요

제가 차 파는 일을 하는데 올해 실적이 좋아서 팀장 자리 제안을 받았어요 대신 지점을 옮겨야 해서 출근이 왕복 3시간이 돼요

집에 와서 아내한테 말했더니 좋겠다 축하해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아 다행이다 했어요

다음 날 저녁에 아내 표정이 달라져 있었어요 엄마가 그건 아니래 이러는 거예요 애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아빠가 늦게 오면 어떡하냐고 장모님이 그러셨다네요

제가 그랬어요 내 직장 문제는 우리 둘이 정하면 안 되냐고요

그랬더니 아내가 엄마가 애 봐주는데 엄마 말을 안 들으면 어떡하냐고 해요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근데 제가 8년 동안 몇 번이나 그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주말에 장모님이 오셔서 저를 앉혀놓고 말씀하셨어요 김 서방 돈이 뭐가 중요해 가족이 먼저지 하시는데 그 돈으로 장모님 용돈 드리고 처남 결혼 때 500 보탠 건 저거든요

그 말은 차마 안 했어요 그냥 생각해 보겠습니다 했어요

장모님 가신 다음에 제가 아내한테 나는 이 자리 받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렇게 하고 싶으면 혼자 나가 살아 우리 엄마랑 나랑 애 키울 테니까 이러더라고요

이혼하자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더라고요 그것도 장모님 다녀가신 그날 저녁에요

그날 밤 저는 거실 소파에서 잤어요 안방 문틈으로 장모님이랑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뭐라고 하는지까지는 안 들리더라고요 듣고 싶지도 않았어요

평소엔 착한 사람이에요 장모님 얘기만 아니면 저희는 싸울 일도 별로 없어요 어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밥 먹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회사에는 이번 주까지 답을 줘야 해요 팀장님은 이런 기회 또 안 온다고 하시고 저도 서른일곱에 이번 아니면 언제 하나 싶고요

딸이 어제 자기 전에 아빠 할머니가 그러는데 아빠 멀리 간대 하더라고요 벌써 애한테까지 말씀을 하신 거예요

그 말 듣고 한참 천장만 봤어요 제 인생인데 제가 제일 늦게 듣는 기분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그냥 접으면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 것 같아서 그게 제일 겁나네요

댓글

집 위치부터 어린이집까지 다 장모가 정했는데 이제 애 아빠 출근길까지 정하겠다는 거임 와이프가 남편을 가족으로 보긴 함?

처남 결혼 500 보탠 건 본인인데 장모는 김서방 돈이 뭐가 중요하냐고 함 조카 뻔뻔하네

장모 말 듣고 이혼 꺼내는 와이프는 답 없네요 ㄴ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