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이 아버지 49재였어요 어머니랑 형님네 누나네 다 모였는데 저희 집만 저 혼자 갔습니다 아내는 회사에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했어요 전날 밤에 그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 내일 진짜 못 가? 아내: 못 간다니까 몇 번을 말해 나: 반차라도 안 돼? 아내: 그 미팅 내가 석 달 준비한 거야 나: 우리 아버지 마지막 재야 아내: 장례 때 삼일 내내 있었잖아 그걸로 된 거 아니야? 여기서 더 말하면 싸움이 될 것 같아서 그냥 알겠다고 했어요 절에 도착하니까 어머니가 제일 먼저 며느리는 하고 물으셨어요 회사 일이 있어서요 했더니 어머니가 그래 바쁘지 하고 웃으시는데 그 웃음이 더 마음 아팠습니다 형수님은 애들까지 다 데리고 왔더라고요 누나가 밥 먹다가 조용히 너희 괜찮냐고 묻는데 대답을 못 했어요 그날 밤에 집에 왔는데 아내는 미팅 잘 끝났다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나: 잘 됐네 아내: 어머님은 괜찮으셔? 나: 당신 왜 안 왔냐고 물으시더라 아내: 그래서 뭐라고 했어? 나: 바쁘다고 했지 아내: 그럼 됐네 그럼 됐네라는 말에 그냥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내 입장도 이해는 해요 아버지랑 아내가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결혼 초에 아버지가 아내한테 모진 말을 몇 번 하신 것도 맞아요 그걸 아내가 아직 마음에 담고 있는 것도 알고요 근데 마지막 자리였잖아요 돌아가신 분한테까지 그걸 계산해야 했는지 그냥 저를 봐서 한 번만 와줄 수는 없었는지 요즘 퇴근하고 차에서 한참 앉아 있다가 들어가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제대로 울어본 적이 없는데 그날 절에서 혼자 향 피우다가 처음 울었습니다 옆에 아내가 있었으면 좀 덜 외로웠을 것 같아서요 아내는 제가 왜 요즘 말이 없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말해봤자 또 장례 때 있었잖아 소리 들을 것 같아서 말을 못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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