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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두고 서로 통장 깠는데 예비신랑이 가진 게 너...

내년 봄에 결혼하기로 했고 요즘 진짜 들떠있었어요. 늦게 만난 만큼 둘 다 서두르자고 했고 식장도 지난달에 잡았어요. 근데 지난주에 서로 자산 오픈을 했거든요. 저는 직장생활 십삼 년 하면서 모은 거 예금이랑 청약까지 합쳐서 일억 이천 정도 있어요. 예비신랑은 마흔인데 이천삼백이래요. 학자금 대출도 아직 칠백 남았고요. 처음엔 뭐 집안 사정이 있었겠지 했는데 들어보니 이유가 딱히 없어요 차 바꾸고 해외여행 좀 다니고 동생 결혼할 때 보태주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대요 본인은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더라고요ㅋ 심지어 동생 결혼때 보태준게 천만원이래요 자기 결혼할 돈은 이천인데 동생한테 천을 준거예요 그걸 형으로서 당연한거라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순간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했네요;; 그 얘기 듣고 그날 저녁에 혼자 계산기를 두드려봤어요. 집은 제 돈으로 전세를 얻어야 하고 혼수도 거의 제 돈으로 해야 해요. 그쪽 부모님은 이미 은퇴하셔서 보태주실 형편이 아니시고요. 그래서 제가 조건을 좀 걸었어요. 결혼 전 각자 모은 돈은 각자 거라는 각서 하나 쓰자 생활비는 반반 내고 집 명의는 제 단독으로 하자 그리고 신랑 월급에서 매달 백만 원은 제 통장으로 넣어서 신랑이 못 모은 몫을 따라잡자 예비신랑 표정이 확 굳더라고요. 우리 결혼하는 거 맞냐고 그러면 계약 아니냐고 근데 저는 이게 오히려 공평하게 하자는 거거든요. 제가 열세 살 때부터 용돈 모아서 통장 만든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여행 다닐 때 저는 도시락 싸서 다녔고요. 친구들 해외여행 갈때 저는 적금 만기일 세면서 버텼어요 그때 못간 여행이 아직도 아까운데 그걸 이제와서 남편될 사람 빚 갚는데 쓰라고요? 왜 그 차이를 제가 메워줘야 하나요. 친구한테 말했더니 너 그러다 결혼 못 한다고 하는데 결혼 못 하는 것보다 결혼해서 손해 보는 게 더 무서워요. 그 사람 좋은 건 맞아요. 다정하고 저희 엄마한테도 잘해요. 그래서 놓치기는 싫고 그렇다고 이대로 하자니 억울하고 식장 날짜는 다가오는데 각서 얘기 이후로 예비신랑이 연락이 좀 뜸해졌어요. 어제는 저희 엄마한테만 따로 전화해서 안부를 여쭸다네요 저한테는 카톡 두줄 보내놓고요 제 조건이 그렇게까지 무리한 건 아닌 거 같은데 왜 저만 계산적인 사람이 된 기분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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